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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3년간 베토벤만 들여다본 피아니스트 “내 손을 다시 찾은 시기”

By 2022-08-128월 17th, 2022No Comments

베토벤의 32개 소나타를 전부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 [사진 목프로덕션]

피아니스트 손민수(44)는 10대 시절부터 국내 음악계의 스타였다. 세 살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국내 다수의 대회에 입상했다. 18세에 미국 보스턴으로 유학을 떠난 후에도 승전보를 전해왔다. 캐나다 호넨스 국제콩쿠르 한국인 최초우승 후 유럽과 북미에서 연주했고, 미시건 주립대학의 교수를 5년 동안 지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로 임용되면서 2015년 귀국했다.

음악인의 화려한 길을 걸었던 손민수가 지난 3년을 베토벤에 썼다. 2017년 11월부터 총 일곱 차례 베토벤 소나타를 공연했다. 올해 12월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마지막 소나타 세 곡을 연주하면서 총 32곡을 완주한다. 베토벤이 26세부터 52세까지 쓴 피아노 소나타를 모두 연주하게 되는 여정이다. “한 작곡가의 일대기와 같은 음악을 전부 연주하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3년동안 매일 아침 일어나 베토벤의 편지를 읽고 피아노 연습을 시작했다.”

손민수는 “작곡가를 영웅이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서 바라보면서 연주하고 싶었다”고 했다. 베토벤의 제자나 전기 작가가 쓴 평전 대신 편지만 모아놓은 책을 골라 매일 읽은 이유다. 그 중에서 인간 베토벤을 발견하게 된 대목은 동생과의 일화다. “도박과 술에 빠진 동생을 다독이고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애쓰는 편지를 읽고 베토벤이 얼마나 섬세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됐다.”

오로지 베토벤만 생각하며 보낸 3년은 그에게 회복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 여정을 정리하며 그는 12년 전 손의 부상에 대해 털어놨다. “2008년 12월 31일에 눈길에서 미끄러져 오른손이 부러졌다. 삶에서 절망이라는 표현을 처음 써봤다.” 그는 여러 차례의 재활과 수술을 거치며 2년 동안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출처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895101